20190115 [기고]화장품 산업, 이제는 당근이 필요한 때

작성일
2021.07.19
수정일
2021.07.19
작성자
뷰티산업학과
조회수
124
글번호
103354
첨부파일
첨부파일이(가) 없습니다.

external_image

김주덕 성신여대 뷰티산업학과 교수


지난해 화장품 수출액이 전년대비 26.6% 증가한 62억7800만 달러(한화 약 7조62억원)를 기록하면서 화장품이 명실공히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미래수출동력산업으로 입지를 굳혔다. 유망소비재로 분류되는 화장품은 7년 연속 두 자리 수의 수출 성장세를 지속하는 등 수년째 약진이 계속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2018 수출입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화장품 기업의 지역 포트폴리오 다변화 전략 성공 △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여파 이후 접어든 회복세 △1990년대 후반부터 지속되는 K-팝, K-드라마의 인기 등이 성장 이유로 분석된다.


한국 화장품에 대한 글로벌 소비자들의 신뢰는 한국문화에 대한 단순한 호기심의 차원을 넘어선지 오래다. 한국의 뷰티산업, 화장문화는 글로벌 트렌드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한다. 품질면에서도 한국의 화장품은 이미 세계 최고 수준을 견지하고 있다는 평가다. 내로라하는 글로벌 화장품 브랜드들이 한국의 ODM(제조자개발생산)·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사를 파트너로 선택한다. 글로벌 브랜드들이 제품의 성패를 가늠하기 위해 신제품을 한국에 선출시하는 것도 한국 화장품 시장이 일종의 테스트베드(시험무대)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2017년 정부는 대한민국을 2022년까지 '화장품 G3', 즉 세계 3대 화장품 강국으로 성장시킨다는 포부를 밝혔다. 불가능한 목표는 아니다. 이미 2013년에 2020년까지 세계 7대 화장품 강국이 되겠다는 중장기 발전 계획 '2020 G7 프로젝트'를 세워 3년만인 2016년에 실현시킨 저력이 있다. 필요한 것은 지금까지의 양적 성장을 뛰어넘을 만한 질적 성장이다. 한국의 화장품 시장은 이미 포화상태다. 화장품 기업 수는 매년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 2017년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등록된 화장품 제조·판매업체수만 해도 1만1834곳에 달한다. 5년 전 829곳의 10배를 넘어선 숫자다.


정부의 채찍질만으로 목표하는 'G3'의 꿈을 이루기 어렵다. 기업들이 자력으로 지금의 글로벌 경제 위기를 극복하기는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인정해야한다. 안타깝게도 화장품은 다른 산업에 비해 유독 정부 지원이 인색한 분야다. 과도한 규제로 성장의 기회를 놓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우리나라처럼 부존자원이 적은 나라일수록 화장품과 같이 기술력과 문화적 가치를 생명으로 하는 산업을 미래수출동력산업으로 삼아야 한다. 글로벌 시장은 숨가쁘게 변하고 있다. 이제는 대한민국의 주력 산업인 자동차, 선박, 디스플레이, 철강, 무선통신기기 등이 글로벌 시장에서 더 이상 경쟁 우위를 점할 수 없게 됐다는 사실을 뼈아프게 받아들여야한다. 바이오 강국 대한민국이 가진 무형의 자원을 어떻게 활용할 지를 치밀하게 논의해야 한다. 지금이야말로 화장품 산업이 글로벌 시장을 향해 거침없이 내달릴 수 있도록 '질 좋은 당근'을 충분히 준비해야 할 때다.


원문출처: https://news.mt.co.kr/mtview.php?no=201901131017047986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