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백련(1891-1977)은 한시(漢詩)와 고전(古典) 화론(畵論)에 모두 능하고, 서법(書法)에도
능한 시·서·화 삼절(三絶)로 칭해지는 전형적인 남종화가이다.
허백련 작가는 유년시절 조부 뻘인 허형으로부터 허련의 묵화 기초술을 학습했고,
진도에서 유배생활을 하던 정만조로부터 한학(漢學)과 고전시문을 배웠다.
남종화의 본격적인 학습은 일본 구파계 남화의 대가였던 고무로 스이운을 통해 이뤄졌다.
부유하지 못한 환경 속에서 다양하게 관심 갖고 학습한 작가는 결국 종합적 경험의 결정체를
작품을 통해 구현하였다.
이 작품은 나뭇가지와 괴석에 앉아 서로 마주 보고 있는 새를 중심으로 대나무와 꽃이 어울리게
배치되어 있다. 여백의 비중이 높고 갈필과 태점을 전반에 사용한 고답적인 허백련의 화풍이 잘
보여지는 작품이다.
고목죽석도, 60.8x73.1cm, 20세기 말
오늘의 수다자 - 이주영 학예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