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부일구는 세종 19년(1437)년에 장영실에게 명하여 만든 해시계로 중국에도 없었던 발명품이다. 빛을 받는 면이 솥처럼 오목한 반구형으로 되어 있기 때문에 앙부일구라는 이름이 붙었다. 혜정교(惠政橋)와 종묘 남가(南街)에 각각 석대를 쌓아 그 위에 설치하여 대중이 사용하게 하였다. 이 앙부일구는 임진왜란 때 유실되어 없어졌고 2∼3세기 후에 만들어진 2개의 유물이 남아있다.
앙부일구는 지름 24cm 정도의 반원에 그림자를 만드는 영침(影針)이라는 뾰족한 막대가 달려있다. 이 앙부일구의 용침은 여의두문으로 장시되어 있다. 용으로 장식한 네 개의 다리가 달려있고, 이 다리는 두 개의 막대로 십(十)자로 연결되어 있다. 다리와 만나는 막대기의 끝부분은 거북이의 얼굴이 새겨져 있다. 앙부일구의 안쪽면은 절후선(節候線 : 24절기를 나타낸다)이라는 13개의 가로선과 시각선(時刻線 : 시간을 나타낸다)이라는 여러 개의 세로선이 수직으로 교차하고 있다. 시각선에는 왼쪽(서쪽)에서부터 오른쪽(동쪽)으로 묘, 진, 사, 오, 미, 신, 유 등 시각을 나타내는 글자가 쓰여있다. 절후선에는 그 양끝의 일구의 테두리 부분에 24절기가 쓰여있다. 시각선과 절후선은 앙부일구에 홈을 파서 은선을 넣은 은상감기법을 사용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