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리수리마하수리 - 수학적 담론의 예술적 표현
작성일
2022-06-09 11:58:58.0
전시기간
2021.12.08 ~ 2022.02.07
조회수
561

수리수리마하수리 - 수학적 담론의 예술적 표현

 

 

수학(數學, Mathematics)의 사전적 정의는 '수, 양, 구조, 공간, 변화 등의 개념을 다루는 학문'이다. 그리고, 우리는 대개 논쟁의 여지없이 지식을 수용하는 자세로 수학을 공부한다. 정의와 공식을 배우고 이를 활용해 문제를 풀어가면서 이미 확립된 지식체계로서의 수학을 받아들여 왔다.

 

그런데, 수학의 역사를 꼼꼼히 들여다보면, 수학이 근대 문명의 발전과 함께 엄밀한 논리에 근거하여 추상적 대상을 탐구하며 새로운 사유를 발전시켰음을 알 수 있다. 근대 초기 많은 수학자가 모두 과학자이며 동시에 철학자인 사실에서도 드러나듯이, 다양한 사유들은 수학적 개념으로 탄생하고, 완성되고, 통합되며, 다시 흩어지기도 했다. 

 

많은 수학자들은 수학이 ‘아름답다’고 한다. GH 하디는 ‘유용성이 아니라 아름다움이야 말로 수학이 존재해야 하는 마땅한 근거’라고 했다.  수학에서 ‘아름답다’는 개념은 우리 마음속 관념의 아름다움을 구현하기 때문에 이데아적이라 할 수 있다. 완벽한 원을 현실에서는 구현할 수 없지만, 수학적 관념으로는 가능하다. 세상에 존재하는 것의 본질을 깨닫고, 대상의 참 모습을 안다는 것이야 말로 진정한 아름다움을 인식하는 것이기에, 수학은 이데아적이며 아름답다. 

 

또한, 수학은 본질을 찾고자 ‘추상화’한다. 편견과 불필요한 것들을 제거하고, 순수한 형태의 본질을 마주하게 하고, 서로 다른 것 가운데 공통된 것을 찾아낸 다음 그것을 통해 서로를 대응시킨다. 기하학이 대수와 통합될 수 있었던 것도 기하학적 내용을 문자와 기호의 관계로 추상화하였기에 가능하다. 그리고, 수학의 추상화에는 서로 다른 이질적인 것들 사이에서 새로운 관계를 찾아내는 작업도 포함된다. 

 

이 전시 프로젝트는 여전히 유용한 수학적 사유들을 주제로 담아 이데아적 아름다움과 대상의 추상화를 창조적 표현으로 제시하고자 한다. 어떤 주제는 수학에서 찾아낸 철학적 담론이며, 어떤 주제는 수학의 요소 안에서 발견되는 아름다움이다. 또 어떤 주제는 ‘자유’ 안에서 수학의 본질을 탐색하기도 한다. 이 프로젝트에 참여한 20명의 학생들과 보낸 6개월간의 여정은 수학의 담론을 탐구하고, 철학적 모색과 예술적 표현을 시도한 창작의 과정이었다. 

 

이 전시의 제목 ‘수리수리마하수리 (數理數理 魔荷數理 數數理)’는 이진경의 저서 <수학의 몽상>에서 인용했다. 주문의 전체 문장은 ‘수리수리 마하수리 수수리 사바하’로 그 의미는 '수의 법칙이여, 수의 법칙이여, 새로이 마술을 싣고 있는 수의 법칙이여, 이제 이 수많은 수의 법칙이 저 사바 세계에 넘쳐흐르리라’이다. 저자는 원래 이 주문을 마술사를 과학자로 만드는 주문으로 소개했지만, 이 전시에서는 새로운 염원을 담아 수학을 예술로 만들기 위해 거는 주문으로 바꿔보았다. 수학적 담론들이 아름다운 사유를 통해 예술로 창조되고, 참여작가와 관람객 모두가 수학과 예술의 추상성에서 ‘진정한 아름다움’을 느껴볼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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