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자승 화백은 한국 리얼리즘 회화의 대표적인 작가이다. 작품 제작 방식은 대상과 소재를 사실적으로 묘사하는 것으로 시작하지만 화면의 구성과 독창적인 색감의 해석은 사물의 내면까지 투영해낸다는 평가를 받는다. 아무리 친숙한 일상의 정물이라도 구자승 화백의 붓끝을 거치면 특유의 서정성이 배인 문학적이고 감각적인 새로운 생명으로 탈바꿈한다. 절제된 구성 및 도구는 동양철학의 여백개념을 관통하며, 이러한 공간의 미학은 사실주의 화풍의 매력을 확인시켜준다. 트레이드마크 격인 정물화 못지 않게 풍경화와 인물화에서도 안정감과 단아한 미적 하모니의 특징은 그대로 이어진다.